예정대로 발사된다면 1972년 아폴로 17호의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재개되는 미국의 유인 달 복귀 계획 ‘아르테미스’가 첫발을 뗀다. 유럽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올해 잇따라 달 탐사 경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아르테미스 미션으로 새로운 우주 기술을 증명하고 국제 협력을 공고히 해 우주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LS는 2014년부터 개발이 착수돼 약 230억 달러(약 30조8085억 원)가 투입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2단 우주로켓이다. 높이 111.25m로 30층 건물 정도로 크다. 지구 저궤도에 143t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어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로켓 가운데 추력이 가장 크다. 1960년대와 1970년대 달에 아폴로 탐사선을 보낸 ‘새턴5’보다 순수 추력은 약 15% 더 크다. SLS는 길이가 54m에 이르는 고체 로켓 부스터(SRB) 2개가 코어 스테이지 측면에 붙여진 형태로 구성된다. 코어 스테이지에는 4개의 강력한 엔진이 클러스터링된다. 코어 스테이지와 SRB는 모두 자유의 여신상보다 규모가 크다.
이 과정에서 SLS는 유인 우주왕복선 ‘오리온’을 포함해 달 탐사용 로버 ‘바이퍼’ 등 탑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한다. NASA는 달 우주정거장과 달 기지 구축, 최종적으로는 화성 유인 탐사로 이어지는 로드맵 중 첫 단계로 아르테미스 미션을 보고 있다.
이번 SLS 발사는 ‘아르테미스 미션-1’로 불린다. 아르테미스 미션-1은 아르테미스 전체 계획 발표 당시 2020년으로 예정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예산 부족, 개발 지연 등으로 미뤄졌다.
아르테미스 미션-1은 오리온 우주선과 SLS 로켓, 케네디우주센터의 지상 시스템을 통합 시험한다. 계산된 속도로 SLS와 우주선 오리온이 달 궤도를 통과하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우주비행사를 태우는 오리온이 2760도에 가까운 온도를 견디며 지구 진입, 바다 착륙 등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지를 검증한다.
이번 미션-1에서 오리온에는 실제 사람이 아닌 남성과 여성용 마네킹이 한 개씩 실린다. 아폴로 13호의 무사 귀환을 이끈 우주인 ‘아르투로 캄포스’의 이름을 딴 이 마네킹들에 우주복을 입혔다. 우주비행사들이 발사, 진입, 여러 임무 수행 과정에서 착용할 우주복의 성능을 파악하는 게 목표다.
10개의 큐브샛도 함께 달로 보낸다. 이 큐브샛들은 달과 함께 지구를 공전하며 달의 표면에서 물과 자원을 탐사한다. 또 작은 소행성 주위를 맴돌며 주변 환경을 관측하며 추후 소행성 탐사를 위한 정보를 수집한다. 향후에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임무도 맡을 예정이다.
SLS가 발사된 후 80∼90분이 지나면 오리온이 달로 향하는 궤적에 진입한다. 이후 지구에서 45만 km 떨어진 지점에 도달해 42일간 임무를 수행한다. 오리온이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이 지점에 도달하면 인류가 역사상 지구에서 가장 멀리 비행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달 방사선 환경 조사와 우주 비행 스트레스 평가, 우주선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달 역행 궤도에 머무는 것 등이 주요 임무다. 오리온은 임무 후 10월 10일 지구로 돌아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해안에 낙하할 예정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이전 세대에게 아폴로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이제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이 있다”며 “그간 제작된 유인 우주선 중 가장 멀리 날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이영애 동아사이언스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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