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 자녀가 창업을 하고 싶다고 하면 나이와는 상관없이 지지하고 응원해주고 싶어요.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의 일상을 바꾸려는 노력은 그만큼 의미있고 값진 일이니까요.”
핀테크 스타트업 핀다를 이끌고 있는 이혜민 대표는 훗날 자녀에게도 창업을 권할것인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저도 20대 중반에 스타트업을 시작했지만 해외 창업가들은 훨씬 어린 나이 때부터 직접 창업에 도전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라며 “창업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더 개선될 수 있도록 국내에서도 많은 성공 사례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비자·투자자 모두 성숙해진 창업 생태계
-‘핀다’가 4번째 창업인데, 평범한 직장인이 어떻게 창업에 뛰어들게 됐나.
▲남편(잡플래닛 황희승 대표)의 영향이 컸다. 남편이 대학교 4학년때 창업을 했다. 남편과 주변 친구들이 창업을 하면서 관심이 커졌던 것 같다. 창업을 함께 한 친구들이 유학생이 많았는데, 한국말을 잘 못해서 제가 도와줬다. 영업자료도 같이 만들고 하다보니 반응도 바로바로 오고 재미있었다. 또 미국의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를 꾸준히 구독하면서 적극적으로 찾아보기도 하고 컨퍼런스들을 참여하기도 하면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STX그룹에서 근무할 때도 기업설명회(IR) 업무도 했었기 때문에 피칭 전략을 짜거나 사업모델 검토 등의 업무들이 익숙했다.
-이번 기획 기사가 개발도상국 세대인 86세대를 이어 선진국적인 환경에서 자란 밀레니얼세대(1980~1996년생·M세대) 이후가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된다는 컨셉트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인 것 같나.
▲스타트업에 있는 입장이니까 투자 등 창업 생태계 영역과 소비자 영역으로 나눠볼 수 있겠다. 소비자적인 측면에서는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속도가 대단하다. 일단 다들 빨리 시도해 보고 편리하게 활용할 방법을 찾아내는 습성들이 있다.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은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지 않나. 투자 등 영역에서도 여전히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선진국에 근접했다고 본다. 제가 2011년에 창업했는데 그때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개념도 없었다. 그때만 해도 닷컴 버블 때문에 IT 창업에 대해 부정적 인식들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나.
▲2015년 정도였는데 제가 투자 받으러 가면 대표나 공동창업자가 여성인 경우 “결혼하면 너희 회사는 어떻게 되냐? 그 다음에 임신하면 회사를 어떻게 할거냐?” 그랬다. 일본은 지금도 그렇다고 한다. 한국은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럼 2015년부터 7~8년 정도 밖에 안 지났는데 그 사이 많이 바뀐 건가.
▲제가 일했던 초창기 5년보다는 최근부터 8년까지가 훨씬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창업에 긍정적 분위기 확산됐으면..."
-2011년 창업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그때가 모바일 서비스가 막 꽃피기 시작했다. 내가 개발자라면 '나도 앱 하나 만들어봐야지'라고 생각했고, 개인들이 만든 여러 앱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012년까지는 인터넷 웹 베이스로 만들다가 2013년부턴가 앱으로 다 전환해서 서비스 하기도 했다. 2013년 기점으로 앱 서비스 구축과 기술이 발전됐던 것 같다.
-이해진, 김범수, 김택진 등 벤처 1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감히 평가는 좀 그렇고, 기본적으로 그런 1세대들이 있었기 때문에 2세대, 3세대가 또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개인적 접점들이 많지는 않지만 저희 투자자 중에서도 다음 창업자 이재웅 대표님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 분들이 있다. 벤처 붐 때 창업멤버 중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 했던 분도 이제 저희 회사 투자자 주자이기다 하다. 이쪽 생태계에서 만나뵙는 경우들이 있다.
-주변 또래들의 경우 창업이라는 게 예외적인 경험 아닌가.
▲그래도 제가 보기엔 핀다 시작한 2015년쯤부터는 조금 더 대중화된 것 같기는 하다. 수입이 많이 생기기도 했었고, 정부에서도 초기 투자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실생활에서 쓰이는 B2C서비스도 나오고 “내가 쓰는 그 서비스가 얼마 투자 받았대” 그런 얘기도 했었다. 개인간(P2P) 대출 등 핀테크 서비스도 2014년에 많이 나왔다.
-자녀가 20세, 30세 되면 창업하는 걸 권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
▲저는 10세만 돼도 하고 싶은 거 하라고 할 거다. 저는 26세, 남편은 24세 때 창업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나이와는 상관 없는 것 같고. 사람들의 일상에서 풀고 싶은 문제가 있느냐,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8세 때 레몬에이드 만들어 팔아서 기부해 보고 그러더라. 그런 경험들은 나이와 상관 없이 해볼 수 있을 것 같고 내 자녀가 하고 싶다고 하면 되게 많이 지지해주고 싶다.
-1984년생으로 M세대인데 주변 또래 사람들과 비교하면 창업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처음 창업한지 10년 이상 되다보니 주변에 많은 창업자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분들은 창업에 대해 다 긍정적인 것 같다.
-M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나아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 첫 세대라고 한다.
▲내가 능력이 있거나 노력을 많이 했을 때 얼마만큼 나아질 수 있겠다, 그런 생각들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생활 자체가 큰 변함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데. 그러다 보니 이런 우스갯소리도 있다. 삶 자체를 바꾸려면 두가지 방법 밖에 없다. 우리는 안 되지만 자식을 아이돌 연예인으로 키우거나, 창업을 해서 성공을 하든가.
-주변에 M세대 창업자들이 많겠다.
▲친하게 알고 지내는 사람이 40~50명 정도 된다. 보통 1984~1986년생들이 많다.
-왜 그 세대가 많을까. 모바일 초기 세대라서 그런가?
▲그런 것도 있는 것 같다. 왜냐면 저희가 초등학교 때 전산반이라는 게 생겨서 첫 전산반세대였으니까. 386 컴퓨터부터 써본 세대이기도 하다. 주변을 생각해 보니까 제 또래들이 많은 것 같다.
“미래 성장동력 잃고 있어…혁신기업 지원 늘려야”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를 평가하자면.
▲스타트업 초기 투자 활성화는 많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제도적인 거나 사무실 공간 지원 받는 것, 초기 자본금 중 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초기 시드머니 5000만원 지원받는 것 등.
-지금은 더 나아졌으면 하는 게 있나.
▲코로나19 시기가 끝나고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 혹한기가 오고 하면서 새로운 혁신에 대한 관심이 줄어가고 있는 것 같다. 미래가 비관적일수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벤처업계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과감하게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모멘텀을 잃게 되면 앞으로 더욱 경쟁력을 잃게 될 것 같다. 좋은 제도를 갖추고 좋은 인재가 창업업계로 뛰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사례가 많이 나와야 전반적인 인식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노력에서 그치지 말고 중반과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는 회사에 대한 투자도 강화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와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교하면 어떤가. 물론 규모는 상대가 안 되겠지만.
▲제가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스타트업 그리고 투자자들은 미국 로컬 중심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미국 시장이 한국에 비해 엄청 크고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도 그렇고, 투자자들 구성도 그렇고 아주 글로벌화 돼 있다. 일단 기업가들은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유럽 등까지 시장을 겨냥한다. 좀 더 가면 인도까지. 아시아는 문화적 차이가 많아 우선 순위는 아니다. 한국도 글로벌을 타깃으로 훌륭히 잘 하고 있는 서비스가 있지만 아무래도 로컬 중심이다. 한국 시장에서 일단 성공해야 한다. 투자자도 처음엔 한국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투자를 받는다.
-국내에 해외 벤처캐피탈들도 많이 들어와 있지 않나.
▲일부 들어와 있는데 큰 벤처캐피탈은 아쉽게도 한국 거점이 별로 없다. 중국이라든지 싱가포르, 홍콩 등에 아시아의 주요 거점이 있다. 펀드 중심 자체가 싱가포르나 홍콩, 그 다음에 중국 베이징이나 상하이다. 이들이 동남아나 한국에도 투자하고 그런다.
대담=정재형 경제금융 부장 jjh@asiae.co.kr
정리=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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