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지구에 존재하는 가스 성분이 발견됐습니다. 이로써 달의 생성에 관한 학설 중 아직 굳지 않은 원시 지구에 소행성이 충돌하며 떨어져 나간 파편이 집적돼 달이 생겼다는 '충돌설'이 더욱 힘을 얻게 됐습니다.
지난 12일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연구팀은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남극에서 수집한 6개의 달 운석 샘플을 분석해 헬륨과 네온 가스 성분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이 분석한 운석들은 화산암의 일종인 현무암으로, 달 내부에서 분출된 용암이 급속히 냉각되며 형성된 돌들입니다. 운석들이 식을 때 내부에 유리 분자들이 생기며 헬륨과 네온 가스들을 가둘 수 있게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현무암이 생성된 후 외부에서 다른 암석층이 둘러싸면서 내부의 유리층과 가스를 보호하여 현재까지 보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달 표면이 아닌 지구에서 발견된 달 현무암 운석에서 가스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번 발견은 달의 생성에 대한 가장 유력한 학설인 충돌설(Giant impact)을 입증하는 증거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충돌설은 약 44억년 전 원시 지구에 화성 크기의 '테이아'라는 소행성이 충돌하며 부스러기가 생겼고, 이런 부스러기들이 지구 주위를 돌다가 뭉쳐지면서 달이 만들어졌다는 학설입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나 중국의 창어 프로젝트 등을 통해 달에서 채취한 월석(月石)들이 지구의 암석들과 유사한 화학적 성분 및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학설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동안 월석의 동위원소비를 분석해 충돌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다수 제시됐습니다. 지구와 달에서 산소나 텅스텐, 티타늄 등 특정 원소의 동위원소비가 같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동위원소비가 같다는 것은 두 천체가 특정 사건에 의해 생성됐다는 뜻인 만큼 충돌설을 설명하는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반대로 충돌설의 입증에 따라 다른 학설들은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태양계가 생성될 때 지구와 달이 함께 탄생했다는 '동시생성설', 지나가던 달이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포획됐다는 '포획설', 지구의 원심력으로 인해 달이 떨어져 나와 위성이 됐다는 '분리설' 등이 있습니다.
이번 발견이 동위원소비와 더불어 달의 탄생에 관한 비밀을 밝혀줄 수 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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