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8일 화성 표면에 무사히 착륙한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
첨단 우주공학의 결정체답게 고성능 카메라와 마이크, 레이저, 드릴 등 각종 장비가 장착됐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 항공우주국(NASA)와 교신하며 화성 기후 탐사 임무를 수행하고 있죠.
그런데 이 탐사선의 두뇌에 해당하는 중앙처리장치(CPU)는 무려 23년 전 구형 제품이 탑재돼 있다고 합니다.
부품 가운데 가장 중요한 CPU를 굳이 23년이나 된 제품으로 사용한 이유가 뭘까요?
우선은 화성의 기후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화성은 인간이 숨 쉬고 살 수 있는 지구의 환경과는 전혀 다릅니다. 평균 온도가 영하 63도에 최저 온도는 영하 143도까지 떨어집니다. 기압은 지구의 0.6%이고 화성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죠.
현 상태로는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정밀한 기계 장치에도 큰 타격을 줄 만한 환경입니다.
CPU는 작은 공간 안에 수많은 트랜지스터가 집약돼 고밀도 정보처리를 수행하는 장치입니다. 퍼서비어런스의 수많은 부품 가운데 유독 CPU의 선택을 놓고 미국 나사가 고민한 이유입니다.
최신 CPU가 성능은 더 좋겠지만, 화성 기후에서 활동하다가 자칫 고장이라도 나면 화성 탐사 자체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퍼서비어런스 프로젝트에 24억 달러(약 2조7,000억 원)를 투입한 나사로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입니다.
고심하던 나사 연구진들의 눈에 띈 제품이 1998년 5월 애플이 출시한 소비자용 데스크톱, '아이맥 G3' 입니다.

아이맥 G3는 애플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1998년 당시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지 1년이 갓 지난 시기였습니다. 수억 달러 부채에 허덕이던 애플로 돌아온 잡스는 소비자용 데스크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합니다. 바로 아이맥 G3입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맥 시리즈는 큰 성공을 거뒀고, 이를 계기로 애플은 회생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맥 G3의 CPU는 파워PC 사의 750 프로세서가 사용됐는데, 233MHz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참고로 최근 애플이 출시한 M1 칩셋의 성능이 3.2GHz입니다. 약 14배가량 차이가 납니다.
화성의 혹독한 기후에 맞서기 위해서는 칩셋의 설계, 제조 완성도 등을 따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안 됩니다.
그 절충점에서 선택된 제품이 파워PC 750 프로세서인 겁니다. 참고로 파워PC는 애플과 IBM 등이 협력해 만든 제품입니다.

나사 측은 파워PC 750이 화성 기후에 견딜 수 있도록 개조했는데요. 영하 55도~영상 125도 기온과 방사선 노출에도 작동에 문제없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1개당 가격은 20만달러(약 2억 2,500만 원)로 올라갔습니다.
23년 전 빈사 직전의 애플을 되살렸던 제품이, 2021년 현재 지구로부터 4억 7,100만km 떨어진 화성 탐사선에서 한 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기사 및 더 읽기 ( [테크톡] 화성탐사선에 왜 23년 전 '애플' 부품이 사용됐을까? - KBS뉴스 )https://ift.tt/30m96wO
과학/기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테크톡] 화성탐사선에 왜 23년 전 '애플' 부품이 사용됐을까? - KBS뉴스"
Post a Comment